[소설/판타지]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이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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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저자 · 이미예
출판사 · 팩토리 나인
독서기간 · 2021.09.02 ~ 2021.09.04
"태경 씨, 우리를 나타내는 어떤 수식어도 우리 자신보다 앞에 나올 순 없어요."
- 104p
"숲에 이유 없이 겨울이 찾아오듯 때로는 내 잘못이 아니어도 고통은 오고 가지요. 첫겨울에는 누구도 모를 수밖에요."
- 261p
언제나 인생은 99.9%의 일상과 0.1%의 낯선 순간이었다.
- 278p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의 근무가 어느덧 만 1년이 된 직원 '페니'가 백화점에서 일하며 생긴 에피소드를 엮은 소설이다. <단골손님을 찾습니다>라는 부제목에 맞게, 발길을 끊은 단골손님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페니의 모습을 주로 그려낸다.
참신한 세계관인데, 매력적이고 디테일하기까지 하다. 작가가 이 꿈속 세상을 그리기 위해 얼마나 상상과 수정을 거듭했을지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다. 그것과 비례하는 인물 설정도 인상적이다. 나오는 모든 인물이 각자의 개성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각자 그들의 개연성에 걸맞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책을 읽으며 참 다행이라고 여겼던 것이, 이미예 작가가 묘사가 섬세한 작가라는 점이었다. 가끔 너무 자세해서 복선에 잇따르는 결과가 예상이 되기도 하지만, 그 참신한 세계관을 설명하고 그 독특한 인물들을 설명하는 데에는 과하지 않은 묘사였다. 특히 달러구트의 방을 묘사하는 부분은 달러구트라는 인물을 또렷하게 그려낼 수 있게 했다.
세계관과 인물이 독특하기만 별점을 네 개 반씩이나 주지 않는다. 이 책은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뚜렷하다. 그리고 그것은 각 에피소드마다 다르다. 자칫 상투적일 수 있을 주제인데도 불구하고 생각 외로 정신이 번쩍 드는 깨달음을 주기도 했다. 위 인용구가 그런 것들이다. 너무 당연하지만 당연해서 생각하고 살지 않는 것들이 구체적인 활자로써 눈에 들어오니 위로받을 일이 없었음에도 위로를 받은 느낌이었다.
독서 난이도는 상당히 낮다. 내 경우엔 거의 사흘 만에 읽었다. 아기자기한 세계관에 걸맞게 가벼운 문체로 쓰여 책장을 넘기기가 상당히 쉽다. 다소 묵직한 문체를 선호하는 터라 별점 반개를 뺐지만, 그럼에도 재밌는 책임은 분명하다.